한화오션(042660)이 자리 잡은 경남 거제시 ‘옥포만’은 임진왜란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다. 23전 전승 신화의 토대가 된 ‘옥포만’은 K-해양방산을 이끌어가고 있는 한화오션이 잠수함·구축함뿐 아니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무대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역사는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의 역사다. 40여 년 전인 1983년 한화오션은 해군으로부터 209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을 최초로 수주한 뒤 209급 9척, 214급 3척, 3000톤급 신형잠수함 5척 등을 만들어냈다.
잠수함 건조 능력을 입증한 한화오션은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에 나가파사 잠수함을 수출하면서 영국 등의 국가에 이어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 국가가 됐다. 나가파사 잠수함은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한 장보고함Ⅰ·Ⅱ·Ⅲ 건조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한화오션이 독자 개발한 잠수함이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독자 건조 역량은 3000톤급인 장보고-Ⅲ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자체 기술력으로 3000톤 급 이상의 중형 잠수함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인도·러시아·중국에 이어 8번째다.
한화오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소전지 방식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장보고-Ⅲ 배치-Ⅰ’ 잠수함에 탑재했으며 ‘배치-Ⅱ’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디젤잠수함 중에서는 ‘세계 최고’의 잠항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한화오션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함정 MRO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함정 MRO 부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직접 강조할 정도로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국내 조선업계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해군의 ‘월리 쉬라’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직후에는 두 번째 MRO 사업을 수주하면서 미국과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입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 제독(대장)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첨단 건조 인프라와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확인했다. MRO 시장 규모는 현재 약 80조 원인데, 앞으로 100조 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앞으로 대한민국 해군과의 협력, 지역 업체와의 상생 발전을 통해 세계 최고의 함정 MRO 솔루션을 구축하고 한국의 조선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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