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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등 첨단산업 뒷받침할 인프라시급…반도체특별법 통과해야"

대한상의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 개최

전문가들 "전자생존 시대 돌입" 진단

용인 클러스터 토지·용수 인프라 미흡

송전망도 최대 150개월까지 지연

"국가 주도 인프라 구축 필요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 제공=용인시




전 세계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국내 전기와 용수·도로 등 필수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해결하려면 첨단산업 인프라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고 과감한 입법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주최한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서 "전 세계는 첨단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정적 전력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쏟는, 소위 전자생존(電子生存)의 시대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송전망 인프라가 지역주민, 지자체, 규제 등으로 66개월에서 최대 150개월까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인근지역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042년까지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일 단지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첨단 시스템반도체 단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등 최대 150개의 업체가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에선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력 확보와 용수 공급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특히 용수 공급과 관련해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업 용수 수요량은 1일 최소 170만㎥에 이르지만, 현재 공급 가능한 수자원량은 77만㎥ 정도로 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부족 시 신규 댐을 건설하여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선 첨단산업 필수 인프라의 중요성과 지원방안 논의가 이뤄졌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주요 경쟁국들은 국가가 적극 나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나 국내 지원제도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며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산업 인프라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프라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책임 의무화, 지원의 인프라 종합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미래 국토 인프라 혁신포럼’과 공동으로 연 이날 세미나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의원, 홍기원 의원, 염태영 의원 등 연구단체 소속 의원 5명이 참석했다. 대한토목학회 정충기 회장과 최동호 차기 회장도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승훈 삼성전자 부사장, 정상록 SK하이닉스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전무, 이준명 한화 건설부문 인프라사업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시성을 상실해 선승독식 구조의 첨단산업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며 "국가 경제의 백년대계와 미래세대의 명운을 위해 반도체 특별법 통과 등 국가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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