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집권이 한국 경제에 체질 개선과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높은 관세, 방위비 분담 등을 내세운 정책이 일견 불리해 보이지만 새롭게 재편되는 경제 질서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공동으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PIIE는 국제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영향력을 가진 싱크탱크로 꼽힌다.
연사들은 ‘트럼프 2기’가 펼칠 각종 정책들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보편관세 정책 실행 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58억 달러(13.6%)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틴 초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 역시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및 기술규제가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연사들은 트럼프 2기 집권으로 재편될 글로벌 경제 지형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컬렌 헨드릭스 PIIE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정책은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면 “주한미군 등 방위비에 대한 비용분담 압박은 위협 요인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중동 지역에서의 무기 수요 증가는 한국 방산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 “한국이 자동차・반도체・방산・조선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분야에서 양국이 윈-윈하는 산업 협력 아이템을 제안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급변할 변화에 적응한다면 되레 한국 경제 구조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한구 PIIE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투자 병행체제로의 구조전환 등 우리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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