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왔다. 변동성 높은 금융자산이 아닌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면서 한 방보다는 안정성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현재 A씨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가상자산에 투자했던 주변 사람은 수익을 봤지만 A씨는 결국 손해를 보고서로 전량 매도하기로 선택했다.
A씨처럼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NH투자증권 기준) 10명 중 9명은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2일 기준 NH증권 계좌를 통해 삼성전자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77만3565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6만9810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19.02%다.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투자자 비율은 93.27%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연령은 60대 이상이 34.4%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29.6%), 40대(19%), 30대(10.9%), 20대 이하(6.1%) 순이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4050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 1위는 삼성전자 우선주로 집계됐다. 40대는 1205억원, 50대는 2007억원어치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60대에서도 삼성전자 우선주(1874억원)는 카카오,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최근 한달(10월25일~11월21일) 사이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매도한 투자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앞서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인 지난 18일이다.
이날 하루 새 5738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아래까지 떨어지자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3조원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에 주가는 반등하며 5만6700원으로 마감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신규 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18.44%)였다. 이어 올릭스(6.88%), 기아(6.37%), LG화학(6.12%), 삼성중공업(3.25%) 순이다.
삼성그룹 펀드에서도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삼성그룹 펀드 설정액은 1조2644억원이다. 최근 1개월 사이 설정액 462억원이 줄었다. 연초 이후로 보면 55억원이 순유출됐다. 다만 일주일 사이 16억원 자금이 다시 들어왔다.
SK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2010년 이후 최하단이다. 이달 5개 증권사(iM·키움·미래에셋·BNK·교보)는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적정주가 11만원에서 23.64% 낮춘 8만4000원 제시하며 가장 큰 폭으로 조정했다. iM증권은 목표주가가 가장 낮은 선인 7만2000원을 제시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단기 실적 방향성보다는 HBM, DDR5, 고용량 SSD 등 펀더멘털 개선, 조직 개편 이후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 등”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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