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집권에 대비해 미국 현지 전문가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텃밭을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진식 무협 회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는 ‘아메리칸 퍼스트’를 넘어 ‘아메리칸 베스트’를 추구하고 있다”며 “무협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기관 등과 협업에 국내 수출 기업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협은 이날 내년 무역 통상환경을 바라보는 키워드로 ‘토픽’을 선정했다. 이는 T(Tariff·관세)·O(Oversupply·공급과잉)·P(Policy·정책)·I(IT·정보기술)·C(China·중국)의 줄임말이다. 윤 회장은 “오는 12월 9일에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미국의 연구소 국립 연구소인 우드로윌슨센터와 트럼프 신 정부 출범 따른 대책에 대해 현지 전문가 등과 포럼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의견 청취에 나설 예정이다"며 "한편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중요한 정치적 터전인 미국 중남부 지역의 주 정부 인사들, 해당 주 상하원 의원 등 주요 정치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공식적인 활동 외에 현지 관계자 및 주민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는 것) 활동을 강화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무협은 이날 ‘2024년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수출액이 전년(6322억 달러) 대비 84% 증가한 68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 무역 수출액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내 수출 증가세는 경쟁국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9.5%로 세계 상위 수출 대국의 증가율을 크게 넘어섰다. 중국은 2.8%, 미국은 2.7%, 독일은 -0.6%, 일본은 -1.9%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수출 상위 10개국 중 13개월 이상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한국이 유일하다.
내년도 수출액이 6970억 달러로 올해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수출을 쌍끌이 해 온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내년에는 한풀 꺾이면서 증가폭은 1.8%에 머문다는 분석이다.
올해 10월까지 반도체 부문 수출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반도체 단가 회복, 인공지능(AI) 붐 등에 힘입어 47.2%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연간 2.2% 증가에 그칠 예정이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빅테크의 서버, 데이터센터 등 투자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등으로 중국향 수출 성장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2.1% 성장한 자동차 수출액 역시 내년에는 -1.9% 감소할 것으로 무협은 내다봤다. 유로 지역과 신흥 시장의 점진적 경기 회복세, 금리 인하에 따른 구매 여력 개선은 상승 요인이지만 최근 수년간 자동사 수출이 최대 실적을 경신해 온 것에 대한 역기저 효과, 북미 지역 등 국외 생산능력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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