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번 주부터 임원과 부서장급(국실장) 인사를 차례로 단행한다. 원장과 부원장 다음 직급인 부원장보 정원의 절반 가량이 바뀌는 데다, 이하 국실장 역시 대거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감원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인사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성과주의’에 따른 세대 교체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곧 부원장보 4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달 18일 퇴임한 △김영주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 △차수환 보험 담당 부원장보 △박상원 중소금융 담당 부원장보 △김준환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등 4명의 후임을 정하는 인사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김성욱 기획조정국장, 박지선 인사연수국장, 서영일 보험감독국장, 한구 은행검사2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 중 박 국장을 제외한 3명은 ‘금감원 통합 공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금감원은 1999년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4개 기관을 합쳐 만든 조직으로 이듬해인 2000년부터 통합 공채가 실시됐다. 앞서 올 9월 임원 인사에서 서재완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가 통합 공채 출신으로서는 처음 임원에 오른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통합 공채 출신을 중용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하마평에 오른 이들 중에서도 박 국장과 한 국장은 유력한 승진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국장은 기획조정국장과 인사연수국장 등을 연달아 맡으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비서실장을 거친 한 국장은 올해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 검사 등 굵직한 업무를 도맡았다. 특히 한 국장이 부원장보로 승진할 경우 통합 공채 2기 중에서는 첫 임원이 된다. 은행감독국이나 은행검사1국이 아닌 검사2국장이 곧바로 부원장보 물망에 오른 것도 이 원장의 ‘성과주의’ 인사 기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올 7월 임원회의에서 "성과중심 인사기조가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서장 인사도 내달께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연말 인사의 경우 전체 부서장의 84%를 교체했는데 이번 인사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70년생을 국장 인사에서 배제하고 2005년 입사한 공채 6기까지 부서장에 올리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울러 연말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도 추진된다. 전략감독 부원장보 아래에 있는 디지털 감독·검사 관련 부서들을 '디지털 감독 부문'으로 통합해 새 부원장보 자리를 만들고, 보험리스크관리국을 해체하는 대신 보험상품감독국을 부활시키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