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가 불황을 지나는 가운데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시장을 양분하는 구글과 애플에 대한 과도한 ‘통행료’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 국내 앱 업체들의 연간 인앱결제 수수료 피해 규모만 2조 원이 넘는다는 추산까지 나오는데,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지면 업체들의 즉각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퍼블리셔 등 업체 모임인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구글, 애플의 앱마켓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 집단조정 참여사를 모집하고 있다. 조정을 주관하는 이영기 위더피플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참여한 게임사는 스타코링크를 비롯한 총 45개사다. 모바일게임협회는 구글·애플이 30%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책정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에서 9조 원 이상을 챙겼다며 연간 2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이 변호사는 “더 많은 게임사들이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지만 구글·애플을 두려워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애플이 한국에서 특히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어 수수료 인하 시 게임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대폭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앱 수수료 인하는 내년 게임 업종을 뒤흔들 가장 강력한 이슈”라며 “앱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게임사들의 수익성은 즉각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30% 수준인 구글·애플의 앱 결제 수수료가 애플의 유럽 수수료(17%) 수준으로 낮아지면 주요 게임사들은 수백~수천 억 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모바일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넷마블(251270)(92%)의 경우 예상 지급 수수료 규모가 7190억 원에서 4070억 원으로 줄어 3120억 원을 버는 셈이 된다. 엔씨소프트(036570)는 1260억 원, 크래프톤(259960)은 710억 원의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2020년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통행료 논란’을 점화했다. 미국 법원은 지난해 12월 구글의 인앱 결제 정책을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판단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면서 빅테크의 반독점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인앱 결제 강제 혐의로 18억 유로(약 2조 7000억 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고 유럽에서의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실제로 구글·애플이 인앱 결제 수수료 인하로 선회할 지는 미지수다. 구글은 에픽게임즈의 반독점 소송에 대해 7일(현지 시간) 항소를 결정하며 정면 대응 방침을 정했다. 국내 게임 업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수료 규모가 과하지 않다며 반박한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플레이의 서비스 수수료는 앱 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개발자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럽(17%)과 한국(30%)의 수수료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수수료를 낮춘 대신 유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며 “(새로 도입한) 핵심 기술 수수료는 한국에서 청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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