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가 합병 작업을 완료하고, 리벨리온이라는 사명으로 2일 공식 출범한다. 지난 6월 합병 발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향후 리벨리온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SK그룹으로부 계열 분리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리벨리온의 기업가치는 약 1조 3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국내 AI 반도체 분야에서의 퓨리오사AI, 딥엑스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등극하게 됐다.
합병법인은 리벨리온을 이끌어온 박성현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는다. 박 대표는 MIT에서 컴퓨터공학 박사를 마치고, 인텔과 스페이스엑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를 모두 경험한 AI 및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다. 박 대표는 리벨리온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반도체 기업을 넘어 글로벌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피온 주주였던 SK텔레콤(017670)과 SK하이닉스(000660)는 리벨리온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과는 AI 데이터센터 분야 글로벌 진출을 위해 힘을 모으는 한편, 리벨리온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의 우수한 반도체 전문가들이 한 팀으로 뭉친 만큼 기술 로드맵 달성을 위한 개발 효율성과 속도도 한층 높이며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포부다.
리벨리온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차세대 AI반도체 '리벨'에 적용된 '칩렛'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AI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또 AI 분야의 대표적인 오픈소스 머신러닝 라이브러리인 '파이토치' 생태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해 사용자들이 AI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합병 작업을 마침 만큼 리벨리온 앞으로 SK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 존속 법인이 사피온인만큼, 리벨리온은 현재 SK그룹사로 편입돼 있는 상황이다. 향후 추가 투자 유치나 속도감 있는 사업 전개를 위해선 계열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향후 3개월 간 리벨리온은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 초점을 두고, 조직 통합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의 독주와 함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의 재편이 이미 시작됐다"며 "이러한 세계적 추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업의 합병은 대한민국 AI반도체 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인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합병법인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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