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최근 기업대출을 돌연 중단하는 과정에서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보고와 논의를 건너뛴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은 물론 그룹 전반의 재무 상황에까지 직접 영향을 주는 사안인데도 사내 경영진만의 판단으로 대출 중단을 강행한 것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이다. 금융 당국은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해야 할 이사회의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보고 우리금융 측에 ‘경영 유의’ 조치 등을 통해 재발 방지 방안을 주문하기로 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우리금융지주(316140)·우리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진행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신규 기업대출 취급 실적을 직원 성과평가지표(KPI)에서 제외하면서 기업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자본 적정성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자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부터 다급하게 줄인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조사 결과 대출 중단 결정에 앞서 관련 안건이 지주와 은행 이사회 어느 쪽에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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