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데이터 전송속도와 보안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인터넷인 ‘양자인터넷’ 경쟁에 본격 가세한다. 정부는 양자인터넷 상용화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해 조만간 공개하고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자컴퓨터·인터넷 등 양자정보통신 분야의 글로벌 경쟁 대응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얽힘 광자’를 활용해 100㎞ 유선통신이 가능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최근 확보하고 내년 초 시연할 계획이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국가 양자기술 정책 컨트롤타워인 ‘양자전략위원회’ 출범식과 연계해 시연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얽힘 광자를 활용한 양자암호통신은 현재 이동통신사 등이 개발한 ‘단일 광자’ 방식의 양자암호통신보다 진일보한 기술이자 양자인터넷 구현에 필요한 원천 기술로 평가받는다. 단일 광자 방식은 바깥에서 정보를 볼 수 없고 해킹 시도 시 정보가 파괴되는 ‘양자 중첩’ 현상을 응용해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암호 신기술이다. 얽힘 광자 방식은 이에 더해 먼 거리에서도 즉각적 정보 전달이 가능한 ‘양자 얽힘’ 현상을 응용해 데이터 전송속도까지 크게 높일 수 있다.
ETRI는 90% 이상의 신뢰도와 함께 실험실뿐 아니라 노이즈(잡음)가 심한 실제 환경 16㎞를 포함하는 100㎞ 구간의 유선 전송 기술을 확보했다. ETRI 관계자는 “100㎞는 국내 최장거리이자 미국·중국 등 선진국과도 맞먹는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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