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가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계기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미국을 제외한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모두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은 3일 내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선 내년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금리 인하를 기반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성장률을 올해와 같은 3.2%로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년에는 국가별로 성장률 편차가 심해지면서 미국만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한국과 중국, EU는 저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은 주요국의 목표치에 근접하며 2%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물가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임금 상승 등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공급망 위기가 재발되면 인플레이션 문제가 다시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1% 후반으로 예상했다. 대외 환경 악화로 수출 증가세도 약화되고 이를 보완할 내수 회복은 더딜 것이라는 예상 탓이다. 부문별로는 소비와 설비 투자는 완만하게 회복되지만 건설 투자는 역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약화하면서 중앙은행이 물가와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경제 구조를 성공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정치 신뢰, 소통, 참여의 세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를 불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대외 환경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미중 갈등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중국과의 좁아지는 기술 격차 등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가 지지부진한 만큼 새로운 글로벌 경제 개편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대내외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최재영 삼일PwC 경영연구원장은 “내년에는 둔화하는 수출 증가세를 보완하기 위해 내수 회복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재정·통화 정책의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게임의 룰’이 격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의 창’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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