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살림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박순철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 지원팀장(부사장)이 내정됐다. 한진만 부사장이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으로 승진 이동하며 공석이 된 미주 지역 총괄은 조상연 부사장이 맡는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임원 업무 변경 인사와 조직 개편 방향을 4일 사내에 발표했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네트워크 사업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지원팀,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등을 거쳤다. 그는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을 비롯해 각종 투자, 자금 계획 등 전사적인 재무를 관리할 예정이다. 또 각 부서 및 계열사들의 전략까지 총괄해 의사결정에도 참여한다.
그간 삼성전자의 CFO 자리는 대체로 미전실 출신의 ‘재무통’ 임원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진행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로 이동한 박학규 사장과 그에 앞서 CFO직을 역임했던 최윤호 사장 모두 재무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미전실 출신이다. 박 부사장 역시 미전실과 네트워크·MX 등 사업부에서 핵심 사업들을 지원사격 해 온 경험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각종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직면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신임 CFO는 현금 흐름을 잘 관리하면서 수십조 원대 투자금을 마련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DX부문 CFO에 부사장급이 임명되고 반도체(DS) 부문 경영지원실장(CFO)도 부사장 직을 유지하기로 해 사업지원TF의 입김이 더 세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양대 사업부문인 DX와 DS부문에 각각 경영지원실장을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은 1971년생으로 삼성전자 시스템 LSI A-프로젝트 팀장, 메모리솔루션개발실 담당 임원 등을 지냈다. 올해 하반기부터 한 사장과 함께 미국의 빅테크와의 네트워킹을 담당해왔다.
이 밖에 삼성물산·삼성중공업· 삼성E&A도 이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6명, 상무 16명을 승진시킨 삼성물산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신사업을 통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자 추진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미래 성장을 리드할 수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미래 성장을 이끌 기술 분야 인재를 중심으로 부사장 1명을 포함한 5명을 승진시켰고, 삼성E&A는 부사장 2명 등 총 10명의 승진자를 발표했다. 삼성E&A와 삼성중공업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 하에 미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자회사 세메스도 신임 대표이사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코퍼레이트 플래닝 실장을 맡았던 심상필 부사장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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