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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교수 "신물질 관측·발견이 양자기술 발전 촉매"[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김범준 포스텍 교수 인터뷰

나선성 전하 밀도파 원리도 규명

양자컴퓨팅 연구에 새 장 열어

김범준(오른쪽)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가 제자와 함께 스핀 네마틱 관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포스텍




김범준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물질의 성질을 밝혀내는 고체 분광학자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차원 전자계에서 힉스 입자를 처음 관측했고 액체와 고체 성질을 동시에 갖는 ‘스핀 네마틱’의 존재 역시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최근에도 ‘나선성 전하 밀도파’ 현상의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프랑스 파리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는 김 교수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양자컴퓨팅 등으로 이어지는 기술 공학적 접근 이전에 물질의 성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기초과학 측면의 접근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하게 된 스핀 네마틱의 양자역학적 성질도 양자컴퓨터나 양자기술 등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 교수는 “기술적인 상용화가 가능하려면 물질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물질을 발견해내면 기술 공학적인 발전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마틱의 관측을 위해 고분해능 X선 산란 분광기를 개발한 것도 물질 발견에 대한 집념의 소산이다. 김 교수는 “분광학은 물질의 성질을 이해하는 필수적인 도구”라며 “가시광선이나 X선 등 빛을 이용해 물질 안에서 전자 스핀들이 어떤 규칙성을 갖고 공간적으로 배열되는지 또는 외부 자극에 배열이 흐트러지는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핀들이 집단적으로 만드는 요동이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며 “고온 초전도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어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또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TMD)에서 ‘나선성 전하 밀도파’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도 언급했다. 나선성은 물체가 자기 거울상과 대칭되지 않고 구별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손을 아무리 움직여도 다른 손 위에 정확히 겹치지 않는 것처럼 겹칠 수 없는 물리적 특성을 지칭한다. 전자 등 입자 배치와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쳐 양자컴퓨팅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기초과학적인 접근과 물질 발견이 양자기술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선성은 양자소자, 양자센서, 양자통신뿐 아니라 제약, 촉매, 광학기기 등에서도 널리 응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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