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빗썸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두 거래소의 거래량은 국내 증시의 거래 규모를 넘어섰으며 하루 수수료 수익만 최소 243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 3시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41조 3775억 9180만 원으로 전일 대비 57% 증가했다. 빗썸의 거래량은 9조 1070억 1968만 원으로 같은 기간 37.5%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직후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한 전날 오후 11시와 비교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업비트·빗썸 모두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세 급변동이 예상되며 매도와 매수를 원하는 다양한 수요가 몰려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국내 증시 거래 규모도 앞질렀다. 같은 시각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을 합친 금액은 17조 5610억 원이다. 이는 업비트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 증시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 급증은 거래소들의 수수료 수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업비트의 수수료율은 0.05%, 빗썸은 0.04%다. 이에 따라 오후 3시 업비트·빗썸이 24시간 동안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각각 206억 8879만 원, 36억 4280만 원으로 추산된다. 코인게코의 거래량 데이터가 매수·매도 주문을 중복으로 집계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발표를 갖고 급작스레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비상계엄 선포 약 2시간 만에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계엄령 선포 후 30분 동안 약 33% 폭락한 8826만 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오전 1억 3425만 원에 거래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