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4일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민주적 절차를 지지하고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고 밝혔다.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대사관 요청으로 우 의장과 골드버그 대사가 8분가량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골드버그 대사에게 “미국 정부의 신속하고 올바른 판단에 사의를 표한다”며 “국회가 차분히 대응했고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상황이 한반도 안보 위기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정부에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또 “국회는 국민의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비상 대응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량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 의장에게 “한국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강조하기 위해 연락했다”며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현 상황을 타개해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또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러한 우리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본회의를 긴급 소집해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이끌며 입법부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 의장은 전날 계엄 선포 소식을 듣자마자 국회로 이동했다. 경찰 제지로 진입이 막히자 우 의장은 1m 높이의 담장을 넘어 본청에 들어갔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에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 조치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국회를 믿고 차분히 상황을 주시해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차분히 본회의를 준비했다. 의원들이 “빨리 진행하라”고 압박하기도 했지만 그는 “절차의 오류 없이 해야 한다”며 다독였다.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된 후에도 본회의장을 지키던 우 의장은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이 공식 해제된 뒤에야 본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우 의장은 당분간 국회 본청 집무실에 머무르면서 사태 수습과 추가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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