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로펌들의 중국 사무실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뉴욕에 본사를 둔 법무법인 폴 와이스(Paul, Weiss)가 40년 넘게 운영해온 베이징 사무소를 연말 폐쇄하기로 했다.
인수합병(M&A)과 기업법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폴 와이스는 홍콩과 도쿄 사무소를 통해 아시아 사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폴 와이스는 1981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중국 본토에 진출한 최초의 외국 로펌이라는 점에서 이번 철수는 상징적이라는 분석이다.
SCMP는 지난 2년간 최소 11개의 미국 로펌이 중국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의 배경으로는 중국 내 비즈니스 부족과 현지 로펌과의 경쟁 심화가 꼽힌다. 특히 2017~2021년 트럼프 1기 때 불거진 무역·기술 분쟁으로 인해 다국적 기업 고객들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게 영향을 미쳤다.
내년 1월 재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고, 최근엔 취임 첫날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트럼프 2기 내각과 정책이 구체화함에 따라 미중 비즈니스에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중국을 표적으로 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미국 공급망과 소비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결국 중국 내 미국 로펌 같은 미국 서비스 제공 업체에 피해를 입힌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우려는 이미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로펌 통계 전문 기업 레오파드 솔루션스에 따르면 미국 200대 로펌의 중국 본토 근무 변호사 수는 2022년 7월 643명에서 올해 7월 535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본토에 사무소를 둔 미국 로펌 수도 2000년대 100개 이상에서 올해 9월 59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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