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추진 중인 LG CNS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할 자금으로 수천억 원 규모 해외 IT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다. 해외 시장 매출을 빠르게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 등 IT 선진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유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6일 금융위원회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 CNS는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 약 5150억 원(공모가 희망범위 하단을 기준) 중 3300억 원을 해외 IT 기업 M&A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조달 자금의 64%에 해당하며, 채무상환 자금을 제외한 대부분을 투입하는 셈이다.
증권신고서에서 밝힌 조달 자금 규모는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내년 1월 진행될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가 정해질 예정이다. 공모가가 상단으로 확정되면 전체 조달 자금 규모는 6000억 원, M&A 자금 규모는 380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 CNS는 시기별 M&A 투자 금액도 공개했다. 2025년 1800억 원, 2026년 1100억 원, 2027년 400억 원을 투자해 3300억 원을 모두 소진하겠다는 계획이다.
LG CNS가 상장 후 해외 M&A를 추진하는 것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의 성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LG CNS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약 26% 수준이다. 이중 상당수는 LG그룹사의 해외법인 매출도 포함돼 있어, 실제 해외에서의 대외 매출 규모는 더욱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LG CNS는 해외 M&A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내부거래 비중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58.3% 수준이던 LG그룹사 매출이 2022년 61.3%, 2023년 61.6%, 올해 3분기 말에는 62.4%로 확대됐다. 주요 고객사는 매출액 기준 LG화학(051910)(21.3%), LG전자(066570)(21.1%), LG유플러스(032640)(6.8%) 순이었다.
LG CNS가 LG그룹 계열사인 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해당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회사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또 자체 사업적 역량보다는 그룹사의 경영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LG CNS 측은 “해외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IT 서비스 전문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라며 "인수 대상 기업은 현지 I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서 유관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LG CNS와 협력을 통해 우수한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해외 현지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정성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공공·금융 사업을 중심 고객군을 다각화하는 등 외부 시장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LG CNS는 조달 자금 중 약 1600억 원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발행한 회사채 5500억 원 중 1600억 원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나머지 약 250억 원은 기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를 보수하는데 활용한다. 현재 LG CNS는 인천과 상암, 가산, 부산에 위치한 4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고 보안·방재시설을 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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