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수와 치매 진단에 쓰이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 수요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산출해도 치매 진단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최소 1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방사성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기업들과 계약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치매 치료제 ‘레켐비’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듀켐바이오는 치매 진단을 위해 PET-CT 검사를 진행할 때 쓰이는 진단 시약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국내 판권을 보유했다. 듀켐바이오의 국내 치매 진단제 시장 점유율은 94.3%에 이른다.
김 대표는 “국내 치매 환자 수와 전국 병원의 PET-CT 장비 수를 바탕으로 추산한 진단 수요는 연 23만회에 달하지만 현재 듀켐바이오가 생산할 수 있는 양은 9만 도즈로 한정돼 있다”며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 자금으로 생산시설에 투자해 2028년까지 총 21만 도즈의 생산능력을 갖추면 단순 계산으로 연 1000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듀켐바이오가 추산하는 치매 진단제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7000억 원이다. 다만 이조차 보수적인 추정이라는 것이 듀켐바이오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환자당 1회 PET-CT 촬영을 전제로 시장 규모를 산출했지만 실제 의사들은 3~6개월에 한 번씩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레켐비에 보험 급여가 적용되거나 일라이릴리의 치매 신약 ‘키순라’가 출시되면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듀켐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자금으로 추진하는 방사성 의약품 CDMO 사업 순항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방사성 의약품 CDMO 사업의 핵심은 치료제에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인데, 현재 이를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계약이 끝나면 2027년까지 1만 도즈, 2029년까지 1만 도즈씩 총 2만 도즈의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글로벌 제약사들과 실제로 논의한 결과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위치, 높은 수준의 의료시설, 뛰어난 항공물류 인프라 등의 측면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방사성 의약품 허브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립선암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인 2개 회사와 기술이전을 논의 중이라 출시가 완료되면 CDMO로 빠르게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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