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원장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MBK파트너스 측이 장기비전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탄핵이나 정권 교체, 정치적 불안정 상황과 상관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앞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통해서도 기업지배구조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현재 추진 중인 과제를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화펀드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하는 등 각종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아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증안펀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이 원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사전에 어떤 것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원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가 주주들에게 기업 유지에 대한 장기 비전을 설득할 수 있다면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고려아연 같은 사업은 20년 이상 시간을 고려해야 하지만 사모펀드는 10년 기한으로 움직인다”며 “MBK파트너스는 정부는 물론 산업계와 투자자들에게 한국 제조 생태계의 중요한 산업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8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 직후에도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이 원장은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 본적이 있었나 생각해봐야 한다”며 “5~10년 안에 사업을 정리하는 형태의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산업규모가 총괄로 유지되지 않고 주요 사업을 분리매각하거나 주주가치 훼손이 있지 않은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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