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한국의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국가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6일(현지 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대통령이 공표한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에 따른 정치 리스크 여파는 향후 몇 달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과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애널리틱스도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길어지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시적으로라도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치는 입법부와 행정부 간 마찰로 정부의 의제 실행 능력이 저하되고 검찰·감사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정치권 내 긴장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다만 피치는 이번 정치 불확실성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계엄령 선포로 제기된 문제들은 헌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제도상의 견제와 균형은 대체로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외국 상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와 경제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조치는 전부 해제된 상황”이라며 “모든 시스템이 이전과 동일하게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주한 외국 상의 대표들은 “최근 국내 정세에 대해 업계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사태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결하고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외국인투자가들과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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