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707 부대원들은 모두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이용당한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라고 밝혔다. 707 특임단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부대다.
김 단장은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무능, 무책임한 지휘관이며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으며 모두 제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비상계엄의 지휘자로 지목했다. 그는 당일 작전 중 한 시간 반 동안 30여통의 전화를 받았으며 “전 국방장관이 지휘통제실에 계속 전화했다고 들었고, 그 전화를 지통실에서 (나에게) 계속 전달하기 급급했다”고 말했다. 또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김 단장에게 전화해 “국회의원이 150명이 안 되도록 막으라”는 김용현 전 장관의 지시를 전하기도 했다. 150명은 국회에서 계엄을 해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수다.
김 단장은 신원이 기밀에 해당하지만 얼굴을 가리지 않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모든 진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는 듯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께 무거운 마음으로 깊이 사죄드리며 지금 부대원들이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출동 당시 부대원들의 무장에 대해서는 “설사 북한 도발일지라도 국방부 대테러훈련상에 군의 민간인 대상 총기 사용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개인별 페이저건을 챙겼고 공포탄은 장착이 아니라 휴대만 했다. 권총은 어차피 실탄 쓰지 않을텐데 분실 우려가 있으니 빼놓고 가자 했지만 부대원들이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평상시대로 총과 장비를 챙겼지만 “그러나 그 장비들은 (국회) 현장에서 한 곳에 모아뒀다”는 이야기다.
김 단장은 “작전 중에도 우리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는 자괴감 섞인 대화가 오갔다”며 “다만 저는 1,2분 간격으로 전화를 받고 있었고 무언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괴감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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