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W&C(와이어&케이블) 사업부를 신설했다. 한화솔루션은 해당 사업에 경험이 많은 외국인 담당 인원도 영입했다. 기초 범용 제품 수익성 악화로 석유화학업계가 적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최근 PO(폴리올렌핀)사업부에서 조직을 떼어내 W&C 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케미칼부문은 크게 PO사업부와 폴리염화비닐(PVC)을 주력으로 한 화성 사업부로 나뉘었는데 여기에 W&C 사업부가 추가돼 3개 사업부가 만들어진 것이다. W&C 신임 사업부장에는 카를로 스칼라타 전 프리즈미안 최고사업책임자(CCO, Chief Commercial Officer)가 영입됐다. 이탈리아 기업인 프리즈미안은 세계 최대 케이블 제조업체다. 카를로 신임 부장은 20년간 프리스미안에서 근무하며 영업과 사업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유럽 지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중국, 호주 지역 사업을 담당한 바 있어 해외 시장 진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세계적인 전력망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 전망에 따라 초고압케이블 소재를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로 꼽고 집중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400킬로볼트(kV)급 케이블용 가교폴리에틸렌(XLPE)과 해저케이블용 XLPE 등이 주력이다. XLPE는 폴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시킨 고순도 절연 제품으로 주로 전력케이블의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한화솔루션은 송전망 용량 확대 추세에 맞춰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SEHV)도 개발했다. 최대 550킬로볼트(kV)의 초고압 케이블에서도 안정적인 송전 품질 유지가 가능해 현재 상용화된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인 500kV급 케이블에 쓰일 수 있다.
글로벌 초고압케이블용 XLPE 시장은 연 평균 7% 이상 고성장 중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고압케이블 소재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이 약 61% 증가했다. 오스트리아의 보레알리스, 미국의 다우에 이어 세계 3위의 XLPE 생산 능력(11만톤 규모)을 갖춘 상황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물질을 최소화하는 고순도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 중"이라며 "사업부를 신설해 기술개발과 영업 활동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W&C 사업부는 해저 특수 규격에 맞춰 자체 개발한 해저케이블용 절연체(CLNS)도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CLNS는 기존 소재보다 가공성이 우수해 불량률이 낮고 후처리 소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생산성을 20% 이상 개선했다. 아울러 반도전 소재(EBA) 등 케이블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전은 전력케이블에서 주변에 미치는 전기력을 차단하고 방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EBA는 300℃ 이상을 견딜 수 있는 우수한 내열성을 지녀 110kV 이상을 송전하는 초고압 전력케이블의 손상 방지를 위해 쓰이는데 한화솔루션은 반도전 구성의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EBA를 국내 최초로 상업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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