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자사주 소각과 주식 액면분할 등 주주제안을 받았던 영풍(000670)이 관련 내용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풍이 외부 제안을 받아 들여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강성두 영풍 사장은 김두용 머스트운용 대표와 만나 주주가치 제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강 사장은 다음달 열릴 영풍의 이사회에 ▲자사주 소각 ▲주식 액면분할·무상증자 등 안건 상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영풍은 또 현재 회사가 보유중인 부동산의 자산 재평가를 위해 외부 회계법인을 선임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기로 했다.
앞서 머스트운용은 지난달 25일 영풍을 상대로 공개 서한을 내고 회사 측에 ▲6.62% 자사주 소각 ▲액면분할·무상증자 ▲MBK파트너스와의 고려아연 풋옵션(지분을 팔 권리) 계약 공개 ▲부동산 자산 재평가 ▲보유 현금의 최소 30% 이상 주주 환원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영풍은 이 중 자사주 소각과 주식 액면분할 등에 대해 우선 화답하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MBK와의 고려아연 풋옵션 계약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트운용은 국내외 개인·법인·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약 47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영풍 지분은 2% 이상 보유 중이다. 영풍이 보유한 자산 대비 시가총액이 현저히 낮다고 보고 수개월에 걸쳐 영풍 측에 주주 관여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영풍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자 서한을 언론 등에 공개한 뒤 강 사장을 직접 만나 이 같은 답변을 얻어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영풍 측에서 (주주제안에 대해) 거의 대부분 동의 해주셨다”면서 “다만 그 실행에 있어서는 내부 절차와 다른 주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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