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과 탄핵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은행권의 수신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대출금리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예대금리 차만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6일 비대면 전용 상품인 ‘NH올원e예금’의 금리를 당초 3.3%에서 3.22%로 8bp(bp=0.01%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은 앞서 2일 10bp 인하한 것에 이어 이달에만 총 18bp 내렸다. 두 차례 인하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의 3.22% 금리는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두 차례 있었음에도 12월까지 수신 금리에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의 금리는 3.2%로 동일하다. 우리은행은 ‘WON플러스 예금’ 금리를 이달 6일 당초 3.37%에서 3.2%로 17bp 내렸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정기예금’의 금리를 이달 2일과 3일 각각 5bp, 10bp 내렸다. 하나은행도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15bp 인하했다.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도 이달 2일부터 15bp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채 금리가 내리면서 수신 금리도 같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수신 금리는 완전한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대출금리는 부동산 가격 문제로 계속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은행의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서민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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