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일본 관광청과 함께 한 ‘2024 한국·일본관광 비즈니스 포럼’이 9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렸다. 비상계엄과 탄핵 논란의 와중에서도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한국관광 이상 없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양국 관광교류의 확대는 일본 측으로서도 이익이기 때문에 양국 내 정치상황과는 상관없이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한일관광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고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한일 관광교류의 밤’이 진행됐다. 특히 관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이, ‘교류의 밤’이라고 이름 붙인 만찬에는 유인촌 장관이 나와 각각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유인촌 장관은 만찬 환영사에서 “올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 1위는 일본이고,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 1위 역시 한국으로, 관광 교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최근 한국의 내부 사정 때문에 이러한 양국 간 훈풍이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방문한 하라이카와 나오야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장(차관급) 등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분들이 보시다시피 한국의 일상은 평안하게 유지되고 있고 모두 평안하게 한국을 즐기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모든 방문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비상 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라 해외에서의 한국관광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여전히 한국이 여행하기 안전한 곳이라는 점을 거듭거듭 강조한 것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당장의 유의미한 변화가 없지만 문의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바운드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이기도 하다. 관광업계가 정국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확한 사실 관계’ 설명은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장미란 차관은 앞선 포럼 개회사에서 일본과의 교류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한국은 경주에서 APEC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일본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열려 세계의 손님을 환대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큰 행사를 앞두고 손님 접대에 불편함이 없도록 빈틈없이,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히라이카와 일본 관광청장은 “관광을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친구를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두 힘을 합쳐서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 교류가 더 활발해지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이날 일본측에서는 최근의 한국내 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이나 우려가 없었는 데 이는 일본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인의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일본으로서는 한국이 점점 더 큰 시장이 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으로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무려 72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방일 외래 관광객의 24%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63만 명에 불과(전체의 19%)했다. 즉 어떤 이유에서든 양국 간 관광교류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일본 측이 더 손해 보는 구조인 셈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온라인여행사(OTA)인 야놀자와 라쿠텐트래블이 한일 관광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또 한국 오렌지스퀘어·올리브영과 일본 타베로그·그레이프스톤(도쿄바나나)는 양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훈 한양대 교수와 JTB종합연구소 하야코 요코 수석연구원은 한일 교류 현황과 미래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10일 강원도 강릉에서는 ‘제38회 한일관광 진흥협의회’가 열린다. 한국에서는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이, 일본에서는 국토교통성 관광청 나카노 다케시 국제관광부장이 각각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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