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 인근의 한 빌딩.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20세기 초 옛 서울의 사교장 분위기를 재연한 인테리어의 음식점 ‘모던요리옥 이음터’가 있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인 ‘맡김차림’을 주문하면 다양한 재료와 스타일로 맛과 멋을 낸 한식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푸짐한 구성에도 가격은 인당 4만9000원. 인근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곳은 사실 전문 식당 창업가나 개인사업자가 경영하는 식당이 아니다. 전직지원 컨설팅으로 잘 알려진 이음길HR이 운영하는 음식점 겸 전직(창업) 교육장이다.
모던요리옥 이음터는 전직지원 서비스와 연계한 창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실습장소인 동시에 한식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음식점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지난 5월 개점했다. 20세기 초 경성의 요릿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공간을 꾸몄다.
이음터의 주 메뉴는 한식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코스요리(맡김차림)다. 영업은 오후 6시부터 시작(일요일은 휴무)하는데 방문한 고객들은 다양한 조리법과 스타일을 활용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방문자들은 “정성스럽게 준비된 요리와 세련된 분위기가 인상 깊다”, “음식 맛을 음미하며 조용히 즐기기에 좋다”는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이음터는 일반 고객을 받지 않는 낮에는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전직지원 컨설팅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이음길HR의 교육 참가자를 위한 창업 교육장인 셈이다. 이음길HR은 이곳에서 교육 참가자들에게 ▲창업 마인드 셋 ▲사업계획 작성 ▲매장운영 실습 ▲고객 서비스 전략 등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론과 더불어 실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참가자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한 교육 참가자는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을 바로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어 창업의 전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음길HR이 이처럼 교육장 겸 음식점이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독창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음길HR은 현재까지 기업 300여 곳과 3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전직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전직지원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특히 적지 않은 중장년 전직자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뒤 음식점이나 관련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민하는 상황. 이들에게 창업의 실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김기완 이음길HR 대표의 생각이었다.
이음터 관계자는 “이음터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과 메뉴 구성은 일반 고객들에게 특별한 식사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교육 참가자에게는 음식점 운영을 실습할 수 있는 실제 환경을 만들어줘,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독특한 체험을 해보는데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음터는 이음길HR의 대표 전직지원 프로그램인 ‘넥스트 트립(Next Trip)’과 긴밀히 연결돼있다. 넥스트 트립은 생애설계와 새로운 직업 설계를 돕는 프로그램으로, 이음터에서 제공하는 실습형 창업교육은 창업지원 서비스에 관한 고객 신뢰를 높이고 참가자들에게 더 큰 효과를 제공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음길HR 측의 설명이다.
김기완 이음길HR 대표는 “모던요리옥 이음터가 단순한 교육장을 넘어 음식점 창업 성공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특히 교육 참가자에게 ‘창업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줌으로써 창업에 신중하게 접근하며, 가능하면 창업보다는 다른 경력을 이어가도록 대안을 찾는 컨설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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