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239명을 승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성과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우수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대내외 리스크에 따라 지난해보다 임원 승진 인사를 열흘 정도 앞당겼다.
현대차그룹은 10일 현대차 73명, 기아 43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39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252명)와 유사한 수준의 규모로 진행됐다. 회사·사업별 성과 기여도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거친 결과다.
올해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차는 이번 승진 인사에서 해당 실적 경신에 기여도가 높은 인원들을 발탁 승진했다. 이승조 전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무 목표 초과 달성과 2030 전략 수립 등 성과를 창출한 공로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한 구자용 전무는 IR담당 임원으로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전원 ‘A등급’ 획득 및 인도법인 IPO 성공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기아는 재경본부 내 요직과 미국판매법인 재무총괄 등을 거친 김승준 상무가 전무 승진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보임됐다. 시장 상황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을 주도하며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이태훈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사업부문의 대규모 해외 수주 실적을 이끌어낸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및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수 성과를 창출한 인원 중심의 승진 인사를 통해 현재의 호실적을 유지해나가며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 장재훈 부회장은 기획조정담당을 겸직한다. 장 부회장은 그룹 관점에서 사업과 전략의 최적화를 통해 성과 극대화를 추구하고 미래 신사업 육성과 투자를 총괄 관리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할 중량감 있는 핵심리더 확보를 위해 총 53명 대상으로 부사장·전무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글로벌 전동화를 앞당길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을 주도할 핵심 인재를 위주로 발탁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영역 전반의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전무와 내연기관과 전동화시스템을 망라한 구동계 핵심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한동희 전동화시험센터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승진 임원의 41%를 40대에서 발탁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리더십 세대 교체에 속도를 냈다. 신규 임원의 40대 비중은 2020년 21%에서 올해 두 배가량 확대됐다.
특히 기술 부문에서 신규 선임한 임원 중 64%는 40대에 해당한다. 기본성능, 제어 등 기존 차량개발분야와 로보틱스, 전동화, 수소 등 미래 핵심기술 분야 우수 인재를 고루 발탁했다.
주시현 로보틱스지능SW팀장 책임연구원, 관무식 전동화프로젝트실장 책임연구원, 한국일 수소연료전지설계2실장 책임연구원은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 11명에 대한 승진도 단행했다.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인사(4명)보다 3배 확대했다. 브랜드, IT, 신사업·전략 등 고객가치 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류수진 현대카드 브랜드본부장 상무는 브랜드 감각과 글로벌 역량을 활용한 현대카드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토대로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조직과 리더십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했다”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의 과감한 발탁과 육성 등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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