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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괜찮냐는 협력사 이메일, 솔직히 창피했다"

비상 계엄 여파 스타트업 업계에도

'협력 지속해도 괜찮냐' 연락 받고

VC·AC는 투자 빙하기 심화 우려해

4일 새벽 국회 본청에 진입한 군 병력이 국민의힘 당 대표실쪽에서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비상 계엄의 후폭풍이 정국을 뒤엎는 가운데 초기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이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의 상황이 괜찮냐고 물어보는 협력사 이메일이 솔직히 창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9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해외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은 해외 협력사로부터 현 시국을 문의하는 연락을 받았다. 한 기술 스타트업 대표는 “협력하고 있는 해외 다수 기업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며 “지금 한국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앞으로 협력을 지속해도 괜찮은지를 묻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해외 기업과 사업을 하거나, 특히 해외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 대부분은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정국 문제는 없는지 지금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연락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익명 보도를 전제로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한 기업 대표는 “한국의 상황이 괜찮냐고 물어보는 협력사 이메일이 솔직히 창피했다”며 “이후 해외 쪽과 미팅을 할 때도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협력 기업들에 ‘물음표’가 생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정부가 ‘글로벌’을 기치로 삼고 정부 주도로 펼친 여러 사업이 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예정대로 협력을 지속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 공동 펀드를 조성하는 등 각종 협력을 추진해왔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 시장 업황 악화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벤처캐피털(VC) 대표는 “지금도 코스닥 등 VC가 투자를 한 뒤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불확실성 증가로 기업공개(IPO)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이 장기화될 경우 회수가 어려워져 투자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액셀러레이터(AC) 대표 또한 “증시의 수요와 공급이 무너져서 성장주들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VC들도 회수가 안되니 매우 힘든 상황이고 AC도 이 (비상 계엄 사태) 여파로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한국 증시의 투자자들은 더 이탈할 것으로 보이고 투자 생태계 전체의 장기간의 빙하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부 측은 해외 기관과의 협력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중소벤처기업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만든 한일 공동 펀드나 다른 해외 협력 사업에 이상이 없다”며 “해외에서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계엄령 해제 이후 중기부에서 잘 설명해 협력 자체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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