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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 후 코스피 누가 사나 봤더니…연기금이 9000억 순매수

5거래일째 外人·개인 물량 받아

증안펀드 대신 증시 안전판 역할

코스피 2.4% 올라 2400선 회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논란으로 국내 증시가 널뛰기를 하자 연기금이 비상계엄 선포·해제 직후부터 코스피 종목을 대량으로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등이 당분간 코스피를 지지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 자금 투입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861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각각 1조 3909억 원, 1조 549억 원을 내다 판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가 물량의 35% 이상을 홀로 받아낸 셈이다. 연기금은 이달 2~3일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다가 4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연기금은 코스피지수가 2.43% 상승 반전한 이날도 195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불발로 9일 2.78%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연기금 등의 매수세 유입으로 하루 만에 2417.84까지 회복했다. 전날 5.19% 밀렸던 코스닥지수도 5.52% 반등하며 하락 폭을 모두 되돌렸다.



연기금은 특히 4일 이후 이날까지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1241억 원, 1394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지수를 방어하겠다는 목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연기금은 또 이 기간 순매수 상위 목록에 KB자산운용의 ‘RISE 200(858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584억 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150(204억 원)’ 등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이름도 대거 올렸다. 연기금은 경영권 분쟁, 자회사 합병 무산 등 지수와 무관하게 위기에 직면한 고려아연(010130)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511억 원, 534억 원씩 내다 팔며 실탄을 마련했다. 연기금의 주축인 국민연금은 애초 국내 증시 투자자산 비중을 지난해 15.9%, 올해 15.4%, 내년 15.0%로 꾸준히 줄이기로 했지만 비상시국을 맞아 전방위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령 이후 연기금이 26개 업종 가운데 23개를 순매수하고 있다”며 “개인들이 주식 손절에 나선 상황에서 연기금의 매수세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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