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투자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양자컴퓨팅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키움운용은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오는 17일 상장한다고 12일 발표했다.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양자컴퓨팅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20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드웨어부터 인프라, 관련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양자컴퓨팅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아울러 주요 기업을 골고루 담고 있다. 아이온큐를 비롯한 양자기술 특화 스타트업,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양자컴퓨팅 사업을 키워가는 거대 기업(빅테크) 모두를 편입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초지수 기준으로는 아이온큐(24.7%)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마벨테크놀로지(8.2%), 허니웰인터내셔널(7.0%), 엔비디아(6.7%), IBM(6.7%) 등의 비중도 높다. 아마존, 팔로알토, 알파벳, 오라클, 인텔 등도 편입한다.
양자컴퓨팅은 대량의 정보 또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다루면서 주어진 조건 아래 최적의 답을 찾는 문제를 풀 때 유용하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물류나 우주항공 산업에서의 경로 최적화,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AI, 교통·물류, 우주·항공, 제약·화학, 금융 등 다양한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국가 안보를 위한 전략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면 금융기관은 물론 정부나 군사 기관 등이 활용하는 기존 암호 체계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양자컴퓨팅 산업을 육성하는 이유다.
미국은 내년 1월부터 반도체, AI, 양자컴퓨터 등 3개 분야에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과거 집권 시 ‘국가양자이니셔티브법안(NQI’’을 통해 중국 대비 미국의 양자기술 우위 유지를 위한 연구 개발에 큰 투자를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반도체 산업에서 펼쳐진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향후 양자컴퓨팅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자컴퓨팅 산업은 이제 성장 초입에 들어선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다고 평가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양자정보기술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은 지난해 18조 8352억원에서 연평균 30.9%씩 성장해 2030년 123조 826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사업부장은 “양자컴퓨팅은 향후 AI 산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성장에 필수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혁신산업에 조기 진입한다는 관점에서 양자컴퓨팅 ETF에 관심을 가져봄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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