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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프로 비켜'…삼성 XR '무한'에 구글 AI 제미나이 탑재 [영상]

삼성, XR기기 '무한' 내년 출시

AI 비서, '서클 투 서치' 지원

유튜브·지도·크롬도 이용 가능

메타·애플 등과 경쟁 본격화

구글이 삼성전자 및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확장현실(XR)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XR’의 활용 예시. 이 OS가 탑재된 기기를 착용하면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구글




삼성전자(005930)가 구글과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가칭)에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무한 출시를 계기로 X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간 경쟁은 달아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갤럭시 S25 출시 행사에서 무한을 본격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내년 ‘프로젝트 무한’을 출시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뉴욕 구글 캠퍼스에서 개발자 대상으로 'XR 언락' 행사를 열고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을 소개했다.

무한은 구글과 삼성전자, 퀄컴이 개발한 XR 특화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XR이 탑재되는 첫 번째 기기다. 무한에는 AI 어시스턴트(비서)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제미나이는 이용자와 대화하며 계획 수립, 정보 검색 등의 작업을 지원한다. 또 이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것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구글이 삼성전자 및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확장현실(XR)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XR’의 활용 예시. 이 OS가 탑재된 기기를 통해 한국어로 적힌 메뉴판도 영어로 번역할 수 있다. 영상제공=구글


구글은 자사의 앱도 프로젝트 무한에 최적화한다. 유튜브도 가상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사진도 구글 포토를 통해 3차원(3D)으로 볼 수 있다. 구글 지도의 몰입형 보기를 통해 도시와 랜드마크를 탐험할 수도 있다. 크롬 브라우저의 다중 가상 화면으로 멀티 태스킹도 가능해진다.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사용해 눈앞에 보이는 것에 대한 정보도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이기 때문에 구글 플레이의 모바일 및 태블릿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XR에 특화된 앱, 게임, 몰입형 콘텐츠도 내년에 추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은 지난해 2월 본격적인 협력을 발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당시 ‘갤럭시 언팩 2023' 기자 간담회에서 "퀄컴은 XR 기술 인에이블러(enabler)로서 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구글은 콘텐츠와 플랫폼 업계 최강자이며 삼성은 스마트폰 업계 리더로서 개방과 열린 협력의 오픈 생태계 차용으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삼성전자 및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확장현실(XR)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XR’의 활용 예시. 이 OS가 탑재된 기기를 착용하면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사용해 눈앞에 보이는 것에 대한 정보도 바로 찾을 수 있다. 영상제공=구글


삼성전자와 구글·퀄컴 연합군과 맞붙는 XR시장의 강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다. 올해 9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에서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공개했다. 메타는 2021년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성능이 향상된 2세대 ‘레이벤 메타’를 출시했다. 메타는 V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애플은 '공간형 컴퓨터'라고 부르는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지난달 15일 한국에서 출시했다. 올해 2월 미국에서 출시한 지 9개월 만이다. 숏폼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는 2021년 스타트업 피코를 인수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크 기업이 XR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차세대 디지털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XR 기기는 스마트폰 이후로 인류의 일상을 함께 할 기기로 꼽힌다. 손을 쓰지 않고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벽을 허무는 경험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XR 기기는 제조·유통·의료·교육·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 현장에서는 VR을 통해 훈련하고 AR을 통해 현장 상황을 분석하며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2029년 AR과 VR 시장 규모는 연간 9.0% 성장해 620억 달러(약 8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삼성전자 및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확장현실(XR)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XR’의 활용 예시. 이 OS가 탑재된 기기를 통해 구글 지도를 보며 현실 세계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영상제공=구글


XR 산업이 AI 패권 전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핸즈프리’라는 폼팩터(제품 형태) 특징이 AI 비서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 이용자가 음성 명령이나 제스처 등을 통해 편리하게 AI 에이전트와 실시간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샤흐람 이자디 구글 XR 부사장은 “AI의 발전은 컴퓨터와의 상호 작용을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형으로 변화시켜 헤드셋 및 안경 등 새로운 XR 기기도 등장했다”며 “XR기기는 이용자의 의도와 주변 환경을 이해하여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무 카카오(035720)벤처스 심사역은 “AI 에이전트의 확산에 XR기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용자에게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XR 대중화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애플 ‘비전프로’는 600g이 넘는 무거운 무게와 고가의 가격(최소 499만 원), 킬러 앱의 부족 등을 지적받으며 판매량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미국 내 비전 프로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17만 대로 추산된다. 기대 판매량인 30만~40만 대를 밑돈 것이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를 선보였지만 높은 가격과 함께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2015년 단종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XR 기기 홀로렌즈 개발을 중단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2020년 엔리얼(현 엑스리얼)과 AR 글라스 ‘U+리얼글래스’를 선보였지만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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