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조 400억 원을 조기 상환한다고 13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대한항공과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11일 아시아나항공 신주 1억 3158만 주(지분율 63.9%)를 취득하기 위해 잔금 8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며 총 1억 5000억 원을 투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로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 상환부터 시작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조 400억 원을 우선 상환한 데 이어 이달 27일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빌린 600억 원을 추가로 변제한다. 이달에만 1조 1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상환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상환 대상은 채권은행과 기간산업안정기금이 보유한 영구 전환사채 6800억 원과 운영자금 대출 4200억 원이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납입 대금을 활용해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조기 상환으로 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847%에서 약 700%대로 1000%포인트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12일 한국기업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0’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신용등급 상승으로 유상증자 대금 유입과 차입금 상환이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2년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된다.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완전 하나의 회사가 돼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총 226대의 항공기를 가진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내년 초 주주총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새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진을 선임하며 통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두 항공사가 소유한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곳도 통합 수순을 밟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