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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쩔 매는 銀…펄펄 나는 金

산업수요 많은 은, 中침체 직격탄

10월 최고점 대비 10% 이상 급락

'은값 87배' 金 "내년 더 오를것"





중국발(發) 수요 위축에 국제 은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강세를 이어가면서 은 가격의 80배를 웃돌고 있다.

국제 은 시장에서 12일(미국 동부 기준) 은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0.99달러로 전일 대비 2.84% 하락했다. 은 가격은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인 10월 중순 35달러까지 오르며 1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이후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고가 대비 10% 넘게 빠진 상태다. 반면 금값은 10월 30일 2789.73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쓴 뒤 2500달러 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2600달러 후반~2700달러 선을 회복했다. 10월 중순 금값은 은의 78배 수준이었는데 이 수치가 최근 86~87배까지 뛰었다.



은의 가격 회복세가 더딘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국제은연구소에 따르면 은 수요 중 절반 이상이 전자부품 재료 등 산업용이며 국제 은 공급량의 40%는 중국 시장에서 소비된다. 중국이 이달 9일 제시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으로 비관론이 일부 잦아들기는 했지만 중국 경기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기보다 훨씬 더 강경한 대(對)중국 무역 제재를 예고한 만큼 미중 갈등에 따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닛케이는 “은 가격이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한 만큼 투자 자금이 (은으로) 유입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조폐국이 발행하는 미국의 공식 투자용 은화인 아메리칸실버이글의 경우 7~10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과 은 가격이 지금보다 벌어질 경우 은으로의 저가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올해 최고가를 쓴 금값은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독일의 귀금속 대기업인 헤레우스는 최근 발표한 ‘2025년 귀금속 가격 전망’에서 금값이 내년에 트로이온스당 최대 295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 도피처’로서 금의 매력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재연이나 채무 증가 우려가 커지는 상황 역시 금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헤레우스는 짚었다. 은의 경우 28~40달러대를 예상하면서 금 대비 저렴한 가격이 부각돼 은의 가격 상승률이 금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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