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기록의 해’였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대기록이 쏟아졌다.
박민지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 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4연패 대기록을 세웠고 안송이는 홍란이 갖고 있던 최다 출전 기록(359회)을 넘고 새 기록을 361개 대회까지 늘렸다. 전예성은 4월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이정은6(2017년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후 7년 만에 18홀 최저타 타이 기록인 60타를 치기도 했다. 개인 기록은 아니지만 시즌 상금 10억 원을 넘은 선수가 4명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기록은 언젠가 깨질 ‘운명’을 갖고 있지만 좀처럼 넘지 못할 ‘철옹성 기록’도 꽤 있다. 그런 견고한 기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선수는 올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전 세계 통산 승수를 ‘65승’으로 늘린 신지애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KLPGA 투어 100% 예선 통과 기록은 쉽게 깨지 못할 ‘철벽’과 같다. 신지애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KLPGA 투어 59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다. 현재 최다 연속 예선 통과 기록은 서희경의 65회다. 서희경은 2006년 11월 16일부터 2009년 12월 19일까지 컷 오프를 당하지 않았다. 올해 노승희가 45개 대회 연속 예선 통과 기록을 이어가다가 아쉽게 끊겼는데, 이 기록이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2007년 신지애가 거둔 한 시즌 9승도 아직 누구도 넘지 못하고 있다. 한 시즌 두 번째 많은 승수는 ‘2008년 신지애’와 ‘2016년 박성현’의 7승이다.
박성현 역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기록을 하나 갖고 있다. 바로 최다 평균 버디 기록이다. 7승을 거둔 2016년 박성현은 라운드 당 평균 4.67개의 버디를 잡았다. 2008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KLPGA 투어 평균 버디 부문에서 처음 4개를 넘은 선수가 바로 박성현이다. 이후 2017년 이정은6(4.20개), 2018년 오지현(4.14개)과 최혜진(4.00개) 그리고 올해 윤이나(4.05개)까지 4명만 평균 버디 4개 이상을 잡았지만 2016년 박성현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혜진의 4년 연속 그린적중률 80% 이상 기록 역시 쉽게 깨질 기미가 없다. 그린적중률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래 80%를 돌파한 선수도 최혜진을 포함해 안선주, 신지애, 이보미, 이소영 그리고 올해 김수지까지 6명밖에 없다.
아마 또 깨지기 힘든 기록 중 하나는 ‘우승과 우승 사이’ 9번 준우승을 거둔 박현경의 진기록일 것이다.
2021년 5월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그해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위를 시작으로 2023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까지 우승 없이 9회 준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지독한 ‘준우승 사슬’을 끊어내고 2년 5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쉽게 나오지 않을 ‘철옹성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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