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됐던 국내 증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가결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 등 탄핵 과정이 남아 있지만,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600포인트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번 탄핵안 가결로 국내 증시가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시장은 불안해하기 마련인데, 정치적 상황의 윤곽이 잡히면 시장이 안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탄핵 이슈로 급락했던 한국 증시는 근래 회복 흐름을 이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2.34포인트(0.50%) 상승한 2494.4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장중 25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 전인 3일(2500.10)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와 유사하게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반등이 기대된다”며 “당시 코스피는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후 본격적인 안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안정세를 이어가며 2500선을 넘어 2600포인트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랠리까지는 어렵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이 안정되고 원래 수준인 2600선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혜·피해 업종도 관심사다. 시장은 조기 대선 기대를 반영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 예상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현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었던 종목들은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지난 4~13일 KRX300 금융지수는 9.62% 하락했다. 금융주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급등했으나, 정책 동력 상실 우려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원전 관련주인 한전산업과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주인 한국가스공사가 포함된 KRX 유틸리티 지수는 9.00% 하락했으며, KRX 건설 지수도 5.86% 내렸다.
신중호 LS증권 연구원은 “정권 교체에 따른 수혜주와 피해주 찾기가 투자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은행주,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주, 유틸리티 및 원전 관련주는 정책 변화에 따른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권 교체 시 부동산 리스크가 부각되며 건설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 기대감이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새로운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진출 의류업체, ODM 화장품, 면세점, 게임 관련주와 같은 대중 관계 개선주, 친환경 관련주 및 상법 개정으로 혜택을 받을 기업 등이 주목받을 수 있다”며 “남북 경협주와 같은 대북 관계 개선주도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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