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가 비밀유지계약(NDA)을 어기고 신규 투자 검토 목적으로 제공받은 자료를 경영권 접수 시도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냈다.
고려아연은 15일 “MBK파트너스의 비밀유지계약 위반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다고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과거 MBK파트너스가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회사 기업가치를 전망하는 112장 분량의 미공개 컨설팅 자료를 넘겨받았다”며 “이 정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활용해 거래 질서를 해친 것으로 의심되므로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2년 전 이 회사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고려아연 측으로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자료를 제공받고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자료에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사업 전망, 예상 매출액, 미래 기업가치 추정치 등이 포함됐다.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이와 관련해 체결한 비밀유지계약은 지난 5월 종료됐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당시 투자 검토용으로 제공받은 자사 내부 자료를 활용해 공격적 인수합병을 시도한 게 아니나며 공개 비난한 바 있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은 “비밀유지계약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MBK파트너스는 당시 고려아연 투자를 검토했던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부문과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바이아웃’ 부문이 상호 정보 교류를 차단한 채 운영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에 앞서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 11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9.85%를 처분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의 가처분 신청 대상은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지난 10월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 204만 30주다. 최 회장 측이 해당 자사주 소각을 계획대로 실행하지 않자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반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적절한 시기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MBK파트너스가 있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 또 가처분을 신청하고 시장·주주의 혼란을 키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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