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보증(사용검사 전 임대보증 포함) 사고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지속으로 지방 중소 건설사나 시공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아파트 신축 공사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분양보증 사고 건수와 금액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15일 HUG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는 총 17건(17개 사업장), 사고 금액은 1조 15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7건(16개 사업장), 1조 214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행 주택법은 주택을 분양받는 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업자가 3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반드시 분양·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건설사의 파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계약자들은 대체 시공사를 찾아 공사를 이어가는 '분양이행'과 그동안 낸 분양 대금을 돌려받고 집은 포기하는 '환급이행' 중 하나를 HUG에 요구할 수 있다.
분양보증 사고는 2021년과 2022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건설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폭증했고 올해도 지속됐다. 특히 올해는 임대아파트 공사가 멈춘 ‘사용검사 전 임대보증’ 사고가 6건으로 전년(3건)보다 2배가 많았다. ‘아델리움’ 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를 지어온 광주 소재 한국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3개 임대아파트 사업장에서 보증사고가 났고, 서울에서도 은평구 ‘푸르지오발라드’ 임대아파트 사업장에서 시행사와 시공사의 갈등으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돼 사고가 발생했다.
분양 사업장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태영건설이 짓는 ‘구미 그랑포레 데시앙’이 결국 분양 보증사고 처리됐다.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은 태영건설은 지난해 10월 단지를 분양했는데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공사가 장기간 중단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위축으로 한계에 내몰리는 지방 건설사들이 늘면서 분양보증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7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곳)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연간 기준으로도 2019년 이후 가장 많다.
분양보증 사고가 이어지면서 HUG의 재정 부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상당수 사업장의 수분양자나 임대 계약자에게 분양 계약금·중도금이나 임대보증금을 환급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사기보증 대위변제로 가뜩이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데 분양보증 사고액도 상당해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HUG 관계자는 “계약자 중 3분의 2 이상이 환급이행을 선택하면 HUG는 계약금 및 중도금, 임대보증금을 대위변제한 후 공매 등을 통해 사업장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HUG는 전세보증, 분양보증 사고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 손실 규모를 전년(3조 9962억 원)과 동일한 3조9911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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