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을 위협해 왔던 여러 경제적 리스크가 점차 해소돼 가고 있다. 예측 불허의 미국 대선이 마무리됐으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변동을 보이던 노동 시장도 균형을 찾아가는 등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오랜 기다림 끝에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내년 세계 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는 호조를 보일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내년 글로벌 경제는 절반에 가까운 확률로 올해보다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각국이 통화 정책을 완화함에 따라 성장이 다시 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 심리를 회복한 글로벌 기업들이 레버리지(부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투자를 확대하며 경제 선순환 구조가 회복될 것으로 추정한다. 재정 정책도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이 시나리오대로 전개된다면 내년 연말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000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성장률이 예상보다 급등하거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로 인해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연준이 내년 중반쯤 완화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30% 정도의 확률로 세계 각국 통화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는 성장세가 서서히 둔화하는 연착륙 시나리오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경제 성장률은 나쁘지 않지만 재정 정책 시행 여부와 그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지출을 위축시켜 기업 이익 성장률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해당 시나리오에서는 경제 성장 동력도 예상보다 약할 가능성이 커 내년 경제 성장이 올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추정한다. S&P500지수는 6300포인트 정도를 예상한다. 다만 국채시장의 경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하로 인해 실질 금리가 하락하며 증시보다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다.
경기 침체 위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안정적인 노동 시장과 견조한 기업의 실적 덕에 대규모 인원 감축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연준이 재정 정책 실행에 있어서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이거나 정책 실행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연이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중국이 내수 시장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에도 침체 위험이 커진다. 이럴 경우 주식 시장에선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주식 약세장이 2분기가량 지속되며 주가가 연초 대비 최대 20%까지 하락할 수 있다. 이때 연준이 빠르고 과감하게 금리를 인하한다 하더라도 이미 침체된 경기를 다시 되살리는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내년에는 약 80%의 높은 확률로 비교적 낙관적인 경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되겠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존보다 좀 더 공격적인 방향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노동시장이나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지표 및 글로벌 각국의 상황을 주시하며 실제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지는지 판단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