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 호텔들이 유료 멤버십 연회비는 올리고 혜택은 축소하거나, 멤버십 자체를 폐지하고 있다. 기존 멤버십 제도가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크리스마스 및 연말 기간 고객들이 몰리는 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가격은 1인 당 20만 원을 돌파했다.
17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KT에스테이트에서 운영 중인 ‘셀렉티브 멤버십’은 31일부터 유료 멤버십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셀렉티브는 멤버십 하나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안다즈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등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셀렉티브는 숙박권 뿐 아니라 썬앳푸드의 식음 매장과 TWG 티까지 할인 혜택이 제공됐다. 그러나 식음 할인율이 낮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한 데다 일부 신용카드 연간 기프트와 연계돼 연회비를 회수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몰리며 실질적인 수익이 나지 않자 멤버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기존 고객들은 내년 말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한화호텔앤리조트도 내년부터 더 플라자 서울의 유료 멤버십인 ‘플래티넘 멤버십’ 신규 가입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 측은 “2026년 1월 1일 플래티넘 멤버십 서비스가 종료된다”며 “오는 31일 오전 10시까지 신규 가입이나 갱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료 멤버십은 가입하면 연회비 이상으로 많은 할인과 바우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호텔들도 고객들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숙박, 식음업장 매출로도 이어져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호텔들이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연회비를 올리고 바우처 제공을 줄이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호텔신라의 ‘신라S’는 6월 멤버십을 개편하며 기존 연회비를 60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올렸다. 조선호텔의 클럽조선도 플래티넘 기준 연회비를 100만 원에서 120만 원로 인상하고 제공하던 객실 60% 할인 바우처를 없앴다. 발렛파킹 서비스도 연 12회에서 6회로 50% 삭감했다. 클럽 메리어트 남대문도 멤버십 연회비 인상을 고려 중이다.
이에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급 호텔 멤버십을 보유한 A씨는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되는 객실 우대권으로 예약해도 공식 홈페이지 가격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인 데다 오히려 카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적용하면 공식 홈페이지가 더 싸다”며 “식음료 업장 가격도 많이 올라 멤버십 할인을 적용 받아도 부담이 커 찾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호텔들은 발렛파킹 비용이나 뷔페 가격도 인상했다. 서울 신라호텔은 내년 1월 1일부로 발렛파킹 비용을 3만 3000원에서 3만 5000원으로 인상한다. 지난해 1월 2만 5000원에서 3만 3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2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뷔페 가격도 상승세다. 웨스틴조선의 ‘서울 아리아 뷔페'는 주말 저녁 기준 1인당 가격을 16만 5000원에서 19만 원으로 인상했다. 포포인츠 서울역 ‘더 이터리’는 최근 주말 요금을 6만 5000원에서 7만 3000원으로 12.3% 올렸다.
연말을 맞아 ‘하이 시즌(20~31일)’ 뷔페 가격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호텔도 많다. 서울 신라호텔 ‘더파크뷰’는 19만 2000원에서 21만 5000원으로 12.0% 올린다. 롯데호텔 ‘라세느’와 조선팰리스 콘스탄스 뷔페는 각각 8.6%, 7.0%씩 인상한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끈 흑백요리사 프로그램 이후 고객들이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식음업장을 많이 찾고 있다"며 “뷔페 가격 인상은 연말을 특별하게 보내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요리 가짓수도 늘리고 와인도 무제한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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