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이 내년 미국 기술주 고평가 부담을 감안해 중소형주나 동일 가중 지수 추종 펀드 비중 확대로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신한자산운용은 ‘2025년 펀드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일반 지수 대비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동일 가중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미국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의 거대 기업(빅테크)을 중심으로 한 지수 상승세가 내년부터 다소 완만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빅테크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여전히 양호하고 미국 경제 지표 역시 견조한 성장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당장에 문제는 없지만 기술 업종은 고평가 부담이 존재하는 탓에 향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일 가중 지수를 추종할 경우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산업재, 금융, 헬스케어 등으로 투자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송태헌 신한자산운용 상품전략센터 수석부장은 “내년 경제 호조 전망이 이미 빅테크 주가에 상당 부분이 반영된 상황"이라며 “분산을 통한 변동성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P500지수와 S&P500 동일 가중 지수의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가격) 격차가 최근 5년 이래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음을 감안해 S&P500 동일 가중 지수와 중소형주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송 수석부장은 아울러 내년 펀드 시장 키워드로 타겟데이트펀드(TDF), 월 지급식 펀드 그리고 채권을 꼽았다. 지난해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으로 빠르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TDF 시장은 내년에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TDF의 평균 수익률은 6%로 타 퇴직연금 상품 대비 월등한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커버드콜(기초자산 매수와 함께 콜옵션 매도로 배당 재원을 확보하는 전략 상품) 등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내년 증시 환경에서도 유효할 것이란 설명이다. 송 수석부장은 다만 현금 흐름이 당장 필요하지 않을 경우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 상품 투자도 좋은 대안이라고 밝혔다.
해외 채권 투자의 경우 달러 단기 채권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 간 단기 금리 차이가 유지되고 원·달러 환율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채 30년 상품 수요는 금리의 변동성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 학습 효과로 올해 대비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는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설명이다. 송 수석부장은 “올 11월 기준 코스피 상장사 78%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미만”이라며 “아직 밸류업 관련 지표에서 주주가치 증대에 진정성을 보이는 기업은 아직 소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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