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주식 시장에 불었던 기대감이 일부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67.58포인트(-0.61%) 하락한 4만3449.9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는 9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1978년 이후 최장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3.47포인트(-0.39%) 내린 6050.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4.83포인트(-0.32%) 떨어진 2만109.06에 장을 마감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전략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월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부에서 기대했던 것 만큼 주식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더 높은 금리와 무역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고 그중 헬스케어 분야는 가장 큰 정치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다우지수 하락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 대선에서 승리한 후 주가가 뛰었던 전통적 우량주와 구경제(old economy) 관련 종목에서 다시 기술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회귀하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늘어 10월 증가율 0.5%보다 증가폭이 컸다. 시장 전망치(0.5%)도 상회했다.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 위주의 판매액을 나타내지만 외식 등 서비스 업종도 포함돼 전체 소비 지출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신차 및 트럭 판매가 2.6% 급증하면서 전체 소매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다만 레스토랑 매출은 0.4% 줄었다. 마켓워치는 “미국인들은 엄청난 돈을 쓰고 있고 이는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낮은 실업률과 늘어나는 소득, 기록적인 주식시장 덕분에 소비자들은 지출을 계속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금리 전망은 여전히 12월 인하, 1월 동결에 맞춰져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 12월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내려갈 확률은 현재 95.4%로 전날(98.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의 디렉터인 크리스 라킨은 “경제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준은 18일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나온다면 1월에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7bp 내린 4.239%에 거래됐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bp 덜어진 4.384%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엔비이다가 1.22% 떨어지면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의 AI칩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최근 주가가 급상승한 브로드컴도 이날 3.91% 내리며 숨을 골랐다. 테슬라는 3.6% 올랐다. 웨드부시증권의 분석가 댄 아이브가 앞서 목표가를 400달러에서 515달러로 상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테슬라의 종가는 479.87달러다. 이날 양자 컴퓨팅 기업 퀀텀컴퓨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관련 주요 계약을 체결한 소식에 주가가 51.53% 폭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수립했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1% 내린 10만602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더는 3.53% 내린 391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63달러(0.89%) 낮아진 배럴당 70.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72달러(0.97%) 내린 배럴당 73.1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WTI와 동반으로 2거래일 연속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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