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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돈 되는 스포츠 중계권, OTT 업계는 광고형 요금제에 집중

■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 연구원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 연구원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의 경쟁은 스포츠 중계권으로 몰리고 있다. 스포츠는 자체 제작 콘텐츠 대비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적은 데다 콘텐츠 기획, 배우 섭외 등의 어려운 요인이 없어 가성비가 높다.

또 실시간 시청이라는 특성 덕에 스포츠 팬을 끌어들일 수 있어 구독자 확보에 용이하고 기존 고객의 이탈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높은 시청률에 기반한 프리미엄 광고 판매가 가능한 점은 미디어 공룡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는 부분이다.

넷플릭스도 스포츠 중계권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과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의 경기를 독점으로 생중계했다. 해당 경기를 보기 위해 텍사스주에 있는 AT&T 스타디움에는 미국 격투 스포츠 역사상 9번째로 많은 7만 2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였다. 입장 수익만 1811만 달러(약 261억 원)를 기록하면서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당시 넷플릭스의 동시 접속자 수는 6500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디즈니플러스 핫스타가 지난해 중계한 월드컵 결승전 5900만 명, 인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T20 크리켓 토너먼트 결승전 생중계 기록 5300만 명을 넘어선 결과다.



넷플릭스는 올 초 미국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와 10년 간 50억 달러(약 7조 1810억 원)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WWE의 인기 프로그램인 ‘RAW’를 TV로 시청하는 미국인은 약 200만 명 정도로 이는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유치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RAW 외에도 스맥다운, 레슬마니아 등을 연간 생중계로 150시간 정도를 독점 중계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프로레슬링 투자에 대해 당장에 수익보다는 스포츠계의 드라마인 RAW가 사업 방향성에 부합하고, 수십 년 동안 다세대 팬을 키워온 만큼 장기적 고객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미국 거대 기업(빅테크)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애플TV+는 25억 달러를 들여 미국 프로 축구(MLS) 중계권을 10년간 확보했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매년 10억 달러를 지불하며 미국 풋볼 리그(NFL) ‘써쓰데이 나잇 풋볼(Thursday Night Football)’을 독점 중계하고 있다. 유튜브는 구독료를 받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 경기 시청 상품을 판매 중이며 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도 획득했다. 미국 프로 농구(NBA)의 경우는 11년 간 760억 달러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NBC(피콕), ABC·ESPN(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과 체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스포츠 중계권 투자는 광고형 요금제와도 연관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공격적인 광고형 요금제 전환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고객에게 월간 요금을 받는 것보다 광고주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마진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전환 수요에 의한 영업 마진 개선 추이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주환원에 기반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9.3배로 시장 22.1배보다 높아 단기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 이익 성장성 32.7%를 반영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R) 1.2배로 시장(1.8배)과 경쟁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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