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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두나무 대표 "韓 가상자산 시장, 100년에 올까 말까 한 기회…금융 허브로 거듭나야"

해외는 가상자산 적극 육성…한국은 '제자리 걸음'

국내 투자자 이탈 큰 문제…"외국인 투자 허용해야"

세수 확보·산업 확장 가능…5년 내 금융 허브 가능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디센터




전 세계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한국이 금융·가상자산 허브로 도약할 기회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도록 허용하고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회 디지털경제 3.0 포럼과 닥사가 공동 주최했다.

이 대표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9년까지는 주가가 오르면 비트코인(BTC) 가격이 떨어지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있었다”며 “지금은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활발하고 BTC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BTC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통 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TC는 이미 금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도 빠르게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BTC가 전통 금융 자산에 준하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대표는 한국이 가상자산 관련 전략 부재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BTC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채택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일본도 웹3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가상자산 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한국은 가상자산을 ‘제2의 바다이야기’로 바라본 지난 2017년 때와 달라진 점이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정부 출범에 대비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국내 자금 유출을 꼽았다. 현재 한국에선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거래가 금지돼 해외 거래소를 찾는 국내 투자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해외로 유출된 가상자산 관련 자금은 신고된 액수만 130조 원”이라며 “신고되지 않은 자금을 포함하면 20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도록 허용하고 한국이 금융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업계에) 100년마다 올까 말까 한 기회가 왔다”며 “가상자산 거래량이 많은 한국은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면 정부의 세수가 증가하고 다양한 연관 산업이 생길 것”이라며 “고객확인절차(KYC),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만 잘 구축하면 5~10년 안에 금융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는 한 줄 밖에 없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제도 정비는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1만 개가 넘는 가상자산이 존재하지만 한국은 이를 모두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종류의 가상자산 유형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재헌 기자 chsn12@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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