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달러당 1450원을 웃돌면서 정부가 외화 조달 확대를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는 전 세계 채권의 30%가 상장돼 있는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다. ★관련 기사 4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는 20일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기관의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 채권 상장 시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룩셈부르크 측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채권 상장 절차를 간소화해 한국 기업들의 외화채 조달을 지원한다. KDB산업은행의 경우 올 초 3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룩셈부르크에 상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도 룩셈부르크에서 외평채를 조달할지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가 올해 발행한 외평채 규모는 약 13억 달러다.
정부는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해 외화 대출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당국은 금융위기 이후 중소·중견기업의 일부 시설 자금을 제외한 원화 용도 외화 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정부는 또 국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기존 50%에서 75%로, 외국계는 250%에서 375%로 확대한다. 이는 시장에 외화 공급 확대 효과가 있다.
다만 정부의 잇단 외환시장 대책 발표에도 환율이 요지부동이어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0.5원 내린 1451.4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1452.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이 외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최근의 환율 상승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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