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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시대 오나… 은행권, 비상경영 준비

5대 금융지주, 시장 전망치 수정

전문가 "1500원 넘어설 가능성 높아"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500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들이 비상 경영 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환율 상승에 따라 비상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로 1430원대까지 오른 뒤 지난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1450원대로 더 뛰었다. 당초 1300원대 환율을 가정하고 내년 경영 계획을 준비한 금융지주들은 급변한 시장 환경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KB금융지주는 내부적으로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수준의 시나리오를 추가 설정하기로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14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내년 환율 전망을 최고 1450원(평균 136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경영 계획을 수립했으나 전망치 수정을 검토 중이다. 농협금융지주도 내년 평균 환율 전망치를 9월 말 기준 1330원에서 11월 말 기준 1350원으로 한 차례 높였으나 추가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연이어 기존 환율 전망치를 대폭 수정해 제시하면서 금융지주의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번 환율 고점이 1440원 안팎이었으나 현재 환율은 이를 돌파했다”며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면서 상단이 열렸고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로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트럼프 정권 출범과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외교적 공백과 함께 대외 국가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재료가 딱히 없어 환율 상승 가능성을 1500원 선까지 열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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