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의 모녀상봉이 유전자 등록으로 이뤄져 눈길을 끈다. 91세 어머니는 2살 때의 모습으로 기억하던 딸(57)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이씨는 1968년 11월 생활고를 겪던 부모가 친지에게 잠시 맡겼다가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지인이 갑자기 전라도로 이주하면서 다른 친척에게 이씨를 맡겼고 이 과정에서 이씨는 새로운 성(姓)과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았다.
50년간 모친을 그리워하던 이씨는 2019년 3월 강남경찰서에서 실종자 신고와 함께 유전자를 등록했다. 올해 5월 포항남부경찰서에서 모친이 등록한 유전자와 일치하면서 상봉의 길이 열렸다.
경찰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지난 8월 이씨의 유전자를 재채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대조 결과 모녀 관계가 최종 확인됐다.
경찰청은 2004년부터 장기실종아동 등과 가족 간 유전정보를 비교·대조하는 '유전자 분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유전자 검사로 가족을 찾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유전자 대조로 강덕자(82)씨와 딸 김미정(57)씨의 52년 만의 재회를 도왔다. 1972년 통영 항구에서 부산행 배에 홀로 탔던 김씨는 그때부터 가족과 헤어졌다가 유전자 등록으로 극적 상봉했다.
해외 입양인의 가족 찾기도 성과를 내고 있다. 4세에 헤어진 뒤 입양된 김장미(58)씨는 30년간의 찾기 끝에 지난 7일 어머니 김명임(80)씨와 54년 만에 재회했다. 2017년 김명임씨가 등록한 유전자 정보가 상봉의 열쇠가 됐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유전정보 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진행해 올해 마무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전정보 분석은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며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등록 제도는 DNA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실종인 친족을 찾는 과학수사의 한 방법이다. 유전자 등록은 가까운 경찰서에서 가능하며 채취된 유전정보는 실종자 발견 시 까지 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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