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세제 지원 등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삼성전자도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기업들도 밸류업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26일 금융위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밸류업 추진 성과를 평가하면서 내년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삼성전자·KB금융지주·HD한국조선해양·감성코퍼레이션 등 상장사와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이 참석했다.
금융위가 올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결과 본공시 87개사, 예고 공시 12개사 등 99개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로 43% 수준이다. 이달에만 27개 기업이 본공시를 하는 등 밸류업 참여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자사주 소각 금액도 13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9배 증가했고 현금 배당도 45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김 위원장은 “상장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점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밸류업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 확산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을 다시 추진하면서 우수기업 표창과 공동 기업설명회(IR)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 및 영문 공시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 권리 행사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갈 예정이다. 공매도 재개 준비와 불공정 거래 엄정 제재 등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충실히 이행하는 등 밸류업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업들은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도 투자자들이 밸류업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명확한 정책 의지 표명과 지속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등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함께 증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장폐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10대 그룹과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밸류업 참여가 확대돼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했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도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기업 밸류업 세제 지원 방안을 국회와 긴밀히 논의해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