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시장의 공모 금액이 2018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닥에 신규로 상장한 기업 건수는 기술성장특례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상장에 힘입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자본 조달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이 신규상장을 통해 조달한 공모 금액은 2조 4400억 원으로 지난해 2조 7700억 원 대비 11.91% 줄었다. 코스닥 공모액은 코로나19 발(發) 유동성 랠리가 이어졌던 2021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공모액은 2020년 2조 5900억 원에서 2021년 3조 5800억 원까지 급증한 뒤 이듬해인 2022년 2조 9700억 원으로 줄었다. 이로써 올해 공모 금액은 2018년(2조 600억 원) 이후 최저를 기록하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신규상장 기업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닥에서 신규상장한 기업은 128개사로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132개사 대비 소폭 줄었다. 반면 2020년(103개사), 2021년(115개사), 2022년(129개사)과 비교했을 때는 늘었거나 별 차이가 없다. 2021년 이후 공모 금액은 급격하게 줄고 있는 반면 상장기업 수는 오히려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개별 기업의 공모 금액은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시장의 자본 조달 기능이 점차 약화되는 셈이다.
특히 기술성장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 수는 42개사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기술성장특례 상장기업 수는 2021년 31개사, 2022년 28개사, 2023년 35개사로 꾸준히 느는 모습이다. 스팩 소멸 방식의 합병 상장도 16개사로 2021년 합병 상장 허용 이후 최대치였다. 기술특례와 스팩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의 상장 건수는 2021년 60건, 2022년 56건, 지난해 60건, 올해 46건으로 대폭 줄었다. 올 들어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오름테라퓨틱·동방메디컬 등 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한 여파로 풀이된다.
거래소 측은 올해 바이오 업종을 제외한 기업이 26개사로 반도체·2차전지·항공우주·로봇·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성장특례로 대거 시장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보면 바이오 기업이 21개사로 가장 많았고 로봇 분야에서 6개사, 항공우주에서 2개사, 반도체에서 6개사가 신규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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