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원·달러 환율 급등과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 악재가 겹치며 하락 마감했다. 거래대금도 6조 원대로 위축되며 저조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9.0포인트(0.37%) 오른 2449.52로 강세 출발했으나,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하락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6조 818억 원을 기록해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전날보다도 더 줄었다. 한산한 거래량 속에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방침을 밝히고 야권이 반발하는 등 정치 갈등이 부각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2%까지 상승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1218억 원 순매수했지만 개인이 2497억 원 순매도로 전환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장 막판 173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4원 오른 1464.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인 3월 13일 이후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량이 한산한 가운데 원화 변동성이 증가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1460원선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2.12%), 금속(1.79%), 섬유·의류(0.25%)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락했다. 정보기술서비스(-1.27%), 통신(-1.03%), 보험(-0.94%), 의료·정밀(-1.74%) 등이 약세를 보였다. 조선주는 인도와의 협력 기대감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HD현대중공업(9.56%), HD한국조선해양(4.20%)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한화오션(4.86%), 삼성중공업(2.11%)도 상승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으로 1.47%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는 0.95%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1.57%), 삼성SDI(-3.14%) 등 이차전지 업종과 KB금융(-1.16%), 신한지주(-1.01%), 메리츠금융지주(-1.20%) 등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4.47포인트(0.66%) 내린 675.6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96억 원, 1354억 원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600억 원 순매수했다.
초전도체 종목인 신성델타테크가 19.31% 급등하며 시가총액 8위로 올랐고, 삼천당제약(9.08%), 리가켐바이오(5.03%)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에코프로비엠(-4.68%), 에코프로(-4.55%)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정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범 운영 검토 소식에 참좋은여행(3.12%), 노랑풍선(1.58%) 등 여행주는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6조 5859억 원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