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전 세계인의 기대 속에 26일 오후 공개됐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 냈던 시즌 1의 인기를 이어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K컬처 위상이 업그레이드되는 한편 K스토리 산업과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작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계 무대에서 K컬처의 저력이 다시 한번 입증돼 한국 문화의 저변 확대는 물론 K컬처의 수출 등 산업적 부대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의 속편이 이날 공개되면서 문화계를 비롯해 경제·산업계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성공과 이후 기대 효과에 대한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소설가 한강이 한국 순수문학, 예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면 오징어 게임은 한국 대중문화의 높은 대중성과 상업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되기도 전에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이미 글로벌 팬덤이 확고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은 콘텐츠”라며 “K컬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자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커다란 교두보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길화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은 “시즌 1이 공개된 이후 3년 동안 전 세계의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 사회)적 증상은 더 깊어졌다”며 “시즌 2는 우리 사회의 깊어진 병리를 더 치열하게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상업적 성공뿐만 아니라 에미상 최초로 비영어권 작품이 연출상 등을 수상하는 등 예술적 성취까지 이뤄냈다. 시즌 1의 성공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드라마 등 K콘텐츠 제작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콘텐츠 수출뿐만 아니라 K콘텐츠와 연계한 산업 및 수출 등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오징어 게임 관련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편의점·화장품 등 다양한 연계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직접적으로는 콘텐츠 수출 효과가 있고 식품·유통 등과 연계한 간접적 파급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한국과 연관된 상품의 수출 효과, 오징어 게임을 보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 효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 게임의 흥행은 국내 제작사들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제작사들은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통 업계에서도 오징어 게임 지적재산권(IP)와 연계한 굿즈·상품 등으로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글로벌 팬덤에도 불구하고 한국이라는 로컬 콘텐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아 한국 문화에 대한 수출의 기대감이 높다. 윤 평론가는 “시즌2는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 정서 등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이러한 문화 정서 등이 전 세계에 정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TT가 K드라마 등 K콘텐츠의 주요 유통 채널이 되면서 정부도 예산을 신규 투입하는 등 지원 사업을 벌인 결과 올해 1조 1902억 원의 수출 상담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글로벌 OTT의 독점적 지적재산권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K팝의 글로벌 성공은 한국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지만 OTT 콘텐츠의 경우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의 스토리 산업 창작자들이 지재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정부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